현대·기아자동차 세타 2 엔진 리콜 과연 진정한 리콜인가?

현대·기아자동차가 드디어 말 많던 세타 2 엔진의 리콜을 실시한다고 합니다. 국토부의 강제 리콜이 아닌 자발적 리콜이라고 하는데 왠지 모를 찝찝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국토교통부는 현대·기아자동차가 제작한 세타2 엔진을 탑재한 5개 차종 17만1,348대를 리콜한다고 7일 밝혔습니다.

 

리콜대상은 2013년 8월 이전에 생산된 세타2 엔진을 장착한 제품입니다. 따라서 이번 리콜 대상이 되는 차량들은 2009년 7월부터 2013년 8월까지 생산된 현대차 쏘나타(YF) 6,092대(2.4, 2.0T-GDI), 2010년 12월부터 2013년 8월까지 생산된 그랜저(HG) 11만2,670대(2.4 GDI), 2010년 5월부터 2013년 8월까지 제작된 기아차K5(TF) 1만3,032대(2.4, 2.0T-GDI), 2011년 2월부터 2013년 8월까지 제작된 K7(VG) 3만4,153대, 2011년 3월부터 2013년 8월까지 생산된 스포티지(SL) 5,401대(2.0T-GDI)입니다.

 

현대자동차 리콜 공지 - 출처: 현대자동차 홈페이지

리콜계획서에 따르면 엔진 크랭크축의 오일 공급홀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기계 불량으로 금속 이물질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크랭크샤프트와 베어링의 마찰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는 소착현상이 생겨 주행 중 시동이 꺼질 가능성이 발견됐다는 것입니다. 리콜 시 엔진 검사를 진행하며 문제가 확인될 경우 새 엔진으로 교체한다고 알려져있습니다. 

헌데, 바로 이 대목이 좀 이상한 부분입니다. 엔진 검사? 과연 무슨 검사를 어찌 할 것이며 기준은 누가 정하는가 말이죠. 불량 엔진을 만든 회사가 그 동안의 소비자들의 문제 제기에는 계속 외면하다가 미국에서는 리콜을 실시하고 국내에서는 보증연장이라는 꼼수를 들고 나오다가 강제리콜로 전체 차량의 엔진을 교환하게 될 경우를 생각해서 자발적 리콜을 한 것은 아닐까요? 그리고는 본인들의 엔진검사 후 이상이 있을경우라는 단서를 붙여두었습니다. 안전에 중대한 문제가 있는 엔진의 태생적인 구조적 결함인데 예방을 위해서라도 당연히 모든 세타 2 엔진의 리콜이 이루어져야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말이죠.

 

이번 리콜은 개선된 엔진생산에 소요되는 기간, 엔진 수급상황, 리콜준비 기간을 감안해 오는 5월22일부터 착수할 예정에 있습니다. 해당 자동차 소유자는 현대차 또는 기아자동차 서비스센터에서 전액 무상으로 수리(점검 후 문제발견 시 엔진 교환 등)를 받을 수 있다. 

 

국토부는 소비자 안전을 위해 조속한 시정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에 따라 현대차에서 제출한 리콜계획을 4월7일자로 우선 승인했습니다. 이후 리콜방법과 대상의 적정성 등에 대한 검증을 전개해 계획이 적절하지 않은 경우에는 보완을 명령할 계획이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 부분에서도 역시 저는 헛점이 보입니다. 국토부는 보완을 한 상태에서 승인을 해서 완벽한 리콜 절차를 시작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많은 분들이 공감하는 부분인지, 더불어민주당의 박용진 의원도 이번 현대·기아자동차의 세타2 엔진 자발적 리콜에 대한 승인이 무언가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음을 밝히셨습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국민을 저버리고 현대차의 이익에 봉사하는 국토부’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에 봉사해야 할 국토교통부가 현대차 이익에 봉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박용진 의원은 “세타2엔진을 장착한 전체 79만 대의 엔진 교환에는 약 2조 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만약 세타2엔진 설계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다면 현대차는 일부 차량의 엔진만 교환해 주고 약 2조 원의 비용을 아낄 수 있는 것”, “국토부가 현대차의 국내는 문제없다는 주장을 그대로 수용해 세타2엔진 결함을 약 2년간 방조했다”고 말하면서 “조사를 제대로 진행시키지 않은 직무 유기를 했다”고 일갈했습니다.

  

기아자동차 리콜 공지 - 출처 기아자동차 홈페이지

시국이 시국인만큼 대기업에 대한 특혜처럼 보이는 이번일은 그동안 국토부가 현대자동차에 너무 관대한 것 아니냐는 항간의 우려를 더욱 깊게 만들 것 같습니다.

 

무조건 전차량 강제 리콜이 되야만 합니다. 자국기업에 대해 애국심으로만 차를 사주는 시대는 이제 지났습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이번 리콜을 더욱 투명하게 진행하여 최근 점유율 하락으로 보여주는 국내 소비자들의 민심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